[연우 형, 연우 형!]
어라,사샤, 무슨일이에요? 시즌 오프후 휴가를 받아 한국으로 가려고 짐을 챙기던 연우는, 사샤의 난데없는
전화를 받고 놀랐다. [데인 형 네 집에 안갈래요?] 전화넘어로 헤실헤실 웃는 목소리가 들린다. 데인이요? 마제스틱
레이엔 데인 로스 말하는건가요? 연우가 묻자,
[네, 형이랑도 친하다고 그래서요, 형 얘기하니까 데리고 오면 대환영이라고 하던걸요?] 라는 사샤의 답변이 돌아왔다. 집이 모나코랬는데요.. 연우가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자 사샤는 모나코에 들렸다가
한국에 가라고 제안했다. 그래요, 좋아요. 휴가도 긴데 잠깐 어디 들르는것 쯤이야.
연우는 사샤의 제안을 흔쾌히 승낙했다. 옆에서 듣고있던 디에고가, 고개를 돌려 연우에게 말을 걸었다.
"연우씨, 데인네 집에가요?"
"네, 왜그러시죠?"
"에그타르트 사가지고 가요."
"에그타르트요?"
"데인이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그리고..?"
데인이 먹으라고 주는거 절대 먹지마요. 디에고의 결연한 표정에 당황한 연우는 왜요? 라는 말도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아, 알았어요.. 에그타르트 말이죠? 근처에 있는 맛있는 빵집 추천좀 해주실수 있으신가요? 연우가 당황한 표정대신, 생긋 웃으며 디에고에게 물었다. 그는 약도까지 그려줘가며 연우에게 빵집 위치를 상세하게 알려줬고, 연우는 거기에 가서 에그타르트를 많이 사서, (데인과 자신, 사샤의 몫이었다.) 사샤를 만나러 갔다.(같이 비행기를타고 모나코에 가기로 했다.)
"형 그거 뭐에요?"
에그타르트요, 데인씨가 좋아하는거라네요. 자신의 손에 들린 큰 봉지를 보고 뭐냐고 묻는 사샤를 보며,
연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사샤는 더이상 묻지않았고, 가는 내내 잠만 잤다. 덕분에 연우도 가는동안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할수 있었다.
"아, 사샤! 어서와, 연우씨도 오랜만이에요!"
모나코에 도착하자 데인이 밝게 웃는 얼굴로 공항까지 마중을 나왔다. 휴가 잘보내고 있어요? 연우가 묻자 데인은 아주 잘보내고 있다고 대답했다.둘다 우리집에 처음 오는거죠, 그렇죠? 연우와 사샤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데인은 활기찬 목소리로 맛있는걸 해주겠다고 대답했다. 사샤는 좋아했지만, 연우는 속으로 살짝 걱정했다.
데인이 먹으라고 주는거 절대 먹지마요, 디에고의 그 한마디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연우는 속으로 걱정을 떨쳐내려고 애썼다.
택시를 타고 데인의 집으로 가는동안 서로 시즌이 어땠는지 묻고 답했다. 포뮬러원이 처음인 사샤와 연우는 모든것이 다 새롭고 신기했다고 데인에게 말했다. 정말 정신없었어. 한참을 수다를 떨다보니, 금방 데인의 집에 도착했다.
"연우씨.들고 있는거 거기 내려두고 이리와요, 내가 맛있는거 줄게요.사샤도 이리오고."
"형, 또 사람이 못먹을거 주는거 아니에요?"
"사람이 못먹을거면 내가 먹겠냐?"
사샤의 말에 데인은 그저 웃고 말았다. 연우는 식탁위에다 들고 있던 에그타르트를 내려놓고, 데인이 뭘가져오나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두사람은 데인이 오븐에서 꺼내가지고 온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이거 뭐에요?"
"뭐긴 뭐에요, 정어리 파이지."
"또 사람이 못먹는걸.."
"왜!! 이거 진짜 맛있는데!!"
데인이 먹으라고 가지고 온건, 커다란 생선이 통째로 박힌 파이였다. 사샤는 못먹는거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고,
연우는 당황해서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그런 음식은 생전 처음보는거였기 때문이었다.
"먹어요, 맛있는걸요? 접시 이리줘요."
데인은 연우의 접시에 파이를 크게 잘라 놓아주었다. 사샤는 정어리와 눈이 마주쳤다며 아주 난리였다.
사샤, 그거 눈감고 먹는거야! 데인이 난리를 치는 사샤를 향해 농담처럼 말했다. 그도그럴것이.. 파이 가장자리에
삥~둘러진 정어리 머리들은, 아무리 배가고픈 사람이라도 식욕을 뚝 떨어트릴만한 비주얼이었다. 연우는 속으로
계속 고민했다.
'하..한입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연우는 포크로 파이 조각을 최대한 작게 잘라 입에 넣었다. 그리고 좌절했다. 맛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연우씨, 어때요? 해맑은 표정으로 묻는 데인을 보고 차마 맛없다고 말할수 없었던 연우는 조용히
사온 에그타르트를 데인쪽으로 밀었다.
"...우리 이거먹어요."
"이게 뭔데요?"
"에그타르트요. 데인씨 좋아하신다고 해서.."
와 고마워요! 데인은 어느새 정어리파이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봉지에서 에그타르트를 꺼냈다.
어휴, 연우형. 왜 이거 있다고 진작 얘기 안했어요? 얘기할 틈이 있어야 하죠. 사샤의 푸념을 가볍게 받아넘기며,
연우는 타르트를 입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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