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의 눈이 밝은 갈색인 이유는 어머니쪽 3대조 할아버지,그러니까 연우의 외 고조할아버지가 외국계 혼혈이었기 때문입니다.
2. 이 캐릭터의 가장 큰 흠은 무엇인가요?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낭만적입니다.)
3. 이 캐릭터가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은 무엇인가요?
자신이 글에 재능이 없다는 점.
4. 이 캐릭터의 가장 큰 자산은 무엇인가요?
어지간한 일에 무덤덤합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지만 경험이 쌓여서 그런걸지도.
5. 자신의 정체성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캐릭터는 그렇게 할까요, 하지 않을까요?
패스. 나도 모름.
6.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이 캐릭터는 어떤 노래를 부를까요?
자신이 알고있는 오페라 아리아를 흥얼거리지 않을까..아님 한국가요 ㅋㅋㅋ
7. 이 캐릭터가 가장 신뢰하는 대상은 누구/무엇인가요?
자신이 알고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들.
8. 이 캐릭터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인가요?
낭만적인 영화. 음악영화.
9. 이 캐릭터가 좋아하는 옷 종류는 무엇일까요? 좋아하는 신발은?
일할땐 팀웨어. 집에 있을땐 편안한 저지나 셔츠에 니트를 받쳐입음.마른체형이라 그걸 보안해주는 옷을 입음.주로 신는 신발읃 아디다스나 캔버스 .
10. 이 캐릭터가 가진 악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욕심. 뭐든지 잘하고 싶어하는?
11. 이 캐릭터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든 산 사람이든)?
식구들과 주변 동료들
12. 이 캐릭터의 비밀은 무엇인가요?
왼쪽 날개뼈~오른쪽 엉덩이 윗부분까지 커다란 수술자국과 화상 흉터가 있음. 르망시절 당한 사고의 흔적인데,그걸 감추기 위해 엄청나게 큰 천사날개 문신도 함.본인이랑 막내 여동생만 알고있는 사실.
13. 이 캐릭터가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꿈을 잃었었지만 다시 목표를 찾고 미캐닉 일을 시작한일.
14. 이 캐릭터가 가장 난감해하는 상황을 묘사해 보세요.
선수가 차를 고장내(부수고)왔는데 수리를 철야를 해도 안될것 같을때. 매번 야근이 일상인..
15. 이 캐릭터가 가장 후회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없음. 최대한 후회를 하지말고 살자가 좌우명인 놈이라..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르망때 자신을 유독 못살게 굴던 다른 미캐닉을 때려주지 못한일?
16. 이 캐릭터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목표를 잃었을때,감성적으로 메말라간다는 사실을 문득문득 느낄때.
17. 이 캐릭터가 가장 충격을 느낄 만한 상황을 묘사해 보세요.
그랑프리날 밤새 차고쳐서 내보냈는데 몇랩 못채우고 리타이어 했을때.
18. 이 캐릭터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요?
홍연우,라고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아 그 유능한 미캐닉? 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좋은 미캐닉이 되는일 입니다.
19. 이 캐릭터의 희망은 무엇인가요?
멋진사람들과 멋진 일을 한다는 점?
20. 이 캐릭터가 집착하는 대상이 있나요? 나열해 보세요.
톨스토이와 헤세,쥐스킨트와 김동리,수많은 책들과 플라타너스 나뭇잎의 커다란 낙엽을 말린 책갈피, 자신의 안경.
21. 이 캐릭터를 가장 우울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신이 글쓰기에 재능이 없다는점. 그걸 생각하면 우울해진다고..
22. 이 캐릭터의 최악의 악몽은 무엇인가요?
르망때 겪었던 끔찍했던 사고가 실시간으로 재연되는 꿈.. 일어나서 울었다고 합니다.
23. 이 캐릭터가 만족시켜 주고 싶어하는 대상은 누구인가요? 그 이유는?
항상 자기자신과 동료들을 만족시켜하고 싶어합니다. 이유는 내가 만족하고 동료들이 만족해야 팀이 잘 굴러가니..!
24. 캐릭터의 아버지에 대해 써 보세요.
홍준식
전직 잘나가는 인터넷 강의 중국어 교사였으나 건강상 문제로 은퇴했습니다. 최근엔 벌키우는(?) 재미로 사신다고. 연우의 기억속에는 엄하고 가부장적인 사람으로 남아있지만 어쩐지 요샌 깨방정이 늘어서 가족들이 놀라는중. 사실 표현은 잘 못하지만 가족들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충청도 싸나이.
25. 캐릭터의 어머니에 대해 써 보세요.
민재영
온화하고 자애로운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 짧게 자른 숏컷이 인상적. 유치원 원장선생님이다. 자애로운 성품덕에 아이들도 교사들도 모두 좋아한다.
연우가 해외나가서 일하는걸 매우 걱정하신다.
26.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이 캐릭터는 어머니와 아버지 중 누구와 함께 사는 쪽을 더 좋아할까요?
연우는 가족들을 매우 소중하게 여겨서.. 누구랑 살고 그런것은 없을듯 합니다.
27. 이 캐릭터는 집안에서 몇째 아이인가요? 그 점이 캐릭터에게 미친 영향이 있다면?
셋째아이입니다. 위로 누나랑 이란성 쌍둥이 형이있지만 크게 신경안쓰고 자란듯 합니다. 싸우긴 엄청 싸웠지만..
28. 이 캐릭터의 형제자매나 다른 가까운 친척에 대해 써 보세요.
큰 누나. 홍연주입니다. 연우랑 세살 터울이고 결혼해 5살짜리 아이가 있습니다.고등학교 국어선생님.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합니다.
쌍둥이 형 홍연욱입니다. 5분차이이고,쌍둥이치곤 꽤 많이 싸운편이라고.. (성격이 정반대라..)중학교 수학교사 입니다. 연우가 목표를 잃고 방황할때 길을 찾아준 장본인.
막내 여동생 홍연아 입니다.
집안의 귀여움,특히 연우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두살터울의 여동생입니다. 사회 복지사로 일하고 있음. 연우와 대화가 가장 많은 사람이고, 흉터의 존재와 원인을 알고 있는 집안의 유일한 사람입니다.
29. 이 캐릭터의 침실을 묘사해 보세요. 소중히 여기는 물건 세 가지를 포함하세요.
문바로옆에 침대,맞은편에 책상,(그위에도 책꽂이)그옆에 삼단책꽂이 두개를 위로 쌓아만든 장식장겸 책꽂이가 있음. 벽에는 가족사진 여러장이 붙어있고 책꽂이에는 자신이 사모은 여러가지 소설의 원서나 번역본들이 꽂혀있음. 그리고 침대에는 누나가 만들어준 뜨개질 곰인형이 있음.
30. 이 캐릭터의 생일은 언제인가요? 별자리의 특성과 캐릭터성이 연관되는 부분이 있나요?
8월 29일. 처녀자리. 처녀자리가 완벽주의자적인 사람이 많다고 하던데 얘도 살짝 그런 기질이 있습니다.
31. 이 캐릭터가 6개월 동안 격리되어 살아야 하고 여섯 개의 물건을 택해 가져가야 한다면, 무엇을 가져갈까요?
기본적 의식주는 다 해결된다는 가정하에 씁니다.
휴대폰,소설책 여러권,자전거,공구,노트와 필기구.
32. 이 캐릭터를 화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화를 아주 잘참는 자신을 화나게 하는 모든것들 입니다. 일례로 르망시절때..(이하생략
33. 이 캐릭터를 진정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문학.
34. 이 캐릭터가 꿀 법한 반복되는 꿈이나 악몽을 써 보세요.
아까도 쓴것같은데.. 르망시절에 겪었던 사고를 실시간으로 통증까지 생생하게 재연하는 꿈..
35. 이 캐릭터를 현상태로 만든 선택(상황이 아니라)에 대해 나열해 보세요.
1. 문학에 재능없단 사실을 알고 방황함.
2.미캐닉이 되겠다 결심하고 이과로 감.
36. 이 캐릭터가 불가항력으로 얽혀 있는 상황들에 대해 나열해 보세요.
1. 한국에서 있고싶을때가 있는데 직업 특성상 1년중 거의 300일 넘게 해외에 나가 있어서..
2. 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매번 철야라.. 책읽을 시간도 없다는걸 매우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3.걱정하시는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매일 스카이프로 전화를 드립니다.
37. 이 캐릭터를 한밤중에 깨어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악몽.울면서 일어남.
38. 이 캐릭터를 처음 만나는 사람은 이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여자야,남자야? 눈이 갈색이네?
39. 이 캐릭터가 아침마다 다지는 결심이 있나요?
오늘도 좋은하루가 될거야. 넌 충분히 멋진 녀석이니까.라고 거울보고 자기최면을 건다고 합니다.
40. 이 캐릭터를 믿는/이 캐릭터에게 의지하는 다른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그 이유는?
가족을 우선으로 믿고 있습니다. 의지...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비추드립니다.
41. 이캐릭터가 만약 앞으로 한 달 동안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행동할까요?
똑같이 살겠죠, 똑같이. 그렇지만 더 많이 웃고,더 많이 표현하겠죠.
42. 이 캐릭터의 친한 친구나 친척은 이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성실함의 끝판왕. 바보같은놈.
43. 이 캐릭터의 외견상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깨까지 길러 반묶음을한 블루블랙색 머리. 졸린눈.
44. 이 캐릭터가 자기 자신에게조차 숨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실 사랑하는게 무섭다고 합니다. 누굴 좋아하다가 차인적이 있는데 너무 가슴앓이를 해서..
갈수록 내가 야위어 간다고 생각했는지, 프랭키가 나에게 말을 툭 던졌다. 마른다고요? 제가요?
하하,감독님 농담도 잘하셔. 저 진짜 잘먹는거 아시잖아요.저처럼 잘먹는 골키퍼도 드물걸요.
묘해진 그 분위기를 애써 모면하기 위해 프랭키에게 일부러 우스갯소리를 했다. 프랭키는 고개를 갸웃, 하더니
그냥 좀 보기 안쓰러워 보인다면서 혹여나 체중 감량중이라면 무작정 굶지만 말고 피트니스를 담당하는
코치에게 얘기해 같이 식단을 짜라고 말하고 슥 지나가 버렸다. 휴. 남들이 눈치챌 정도가 되었다니. 나는 손을 펴서
내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살이 심하게 빠져 손 마디의 뼈가 지나칠정도로 드러나 있어서, 보기 흉했다. 누가 볼세라 후다닥 다시 장갑을 끼었다.
이상하게도 근 한달동안 뭘 먹거나 마시면 다 토해내서, 먹고싶어도 (사실 식욕도 전혀 들지 않았지만.) 전혀 먹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 꼭 해골같이 변해버렸다. 움푹 들어간 눈과 볼, 까칠하게 말라버린 입술을 감추기 위해 매일 트레이닝복 후드를 푹 뒤집어쓰고 훈련을 했다. 2주동안은 그게 효과가 있어 아무도 내 상태를 눈치채지 못했었지만, 오늘 프랭키가 내가 야위어 간다는걸 눈치챘다. 임기응변으로 넘어가긴 했지만서도... 언제 또 불쑥 물어올까 두려웠다.
그래서 일부러 점심에 식당에 가서 패트릭을 놀려가며 밥을 먹는 척을 했다.야,좋겠다. 행복하냐? 그는 대꾸는 안했지만 무척 부끄러워 했다. 짜식, 능력있네. 그를 실컷 놀려주다가, 순간 헛구역질이 나와 황급히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티에리, 괜찮아?"
그가 놀란듯 나에게 손을 뻗었다. 난 괜찮아.나는 한손을 들어 그가 다가오는걸 제지했다. 왜그래? 무슨일있어? 식당안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웅성거리며 내주변으로 몰려왔다. 거기엔 프랭키도 끼어있었다. 전 괜찮아요. 오지 않으셔도 돼요.. 나는 구역질을 간신히 참아가며 대답했다.
더이상 참을수 없을정도가 되서야 나는 화장실로 뛰쳐가서 먹은걸 다 게워내버렸고, 그이후로는 기억이 없었다. 패트릭에게 얘길 들어보니 화장실에서 정신을 잃은걸 프랭키가 업고 나와 구급차를 불렀다고 했다. 아,이게 무슨일이야. 하얀 병실의 하얀 천장을 바라보며 나는 중얼거렸다. 당장 다음주가 시합인데.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더니 간호사가 와서 제지했다. 좀 쉬셔야해요. 그러면서 내 손목에 커다란 링겔 바늘을 꽂아놓았다.
주사가 아팠지만, 경기를 나갈수 없다는 생각에 분해졌다.
"이지경이 될때까지 도대체 뭐한거야, 티에리 프리먼. "
프랭키가 나를 나무랐다. 하지만 혼내는 느낌보다는 걱정한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손에는 어디 근처 가게에서 급하게 포장해 온듯한 느낌이 나는 스프 한그릇이 들려있었다.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거식증이라더군. 힘들면 진작 얘기하지 그랬나. 먹고싶지 않겠지만 이거 들게나. 그는 포장된 음식을 옆 탁자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3주."
"네?"
3주라고, 병원신세 져야하는 시간이. 그는 고개를 저었다. 패트릭이 조만간에 자네 병문안을 올것 같네. 무척 걱정하더군. 프랭키가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3주동안은 유스 콜업해서 경기 시킬거야. 걱정말고 푹 쉬게나. 그는 그말을 남기고 훈련장으로 돌아가 버렸다.
3주, 3주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동안 못하는게 너무나 많아서, 나는 혼자 눈물을 삼켰다.
랠리 드라이버였던 아버지를 따라 카트장에 갔던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처음 앉아본 카트시트와 처음 느꼈던 그 미친듯한 속도감! 난 지금도 여전히 그 속도를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신한테 무슨 죄를 지고 태어난건지, 난 이쪽 방면엔 전혀 재능이 없었다. 커갈수록 포디움에 올라가는
기회가 점점 적어졌다.아버지는 그때 그 상황이 내 노력부족이라고 여기시고 매일 학교 끝나고부터 저녁 늦게 카트장이 닫을때까지 나에게 카트를 타게 하셨다. 지금에서야 말하는거지만, 너무 힘들었다. 잘 되지도 않는걸 억지로 하려니 재미가 없었다. 나는 고민했다. 내가 이걸 계속해야하나? 고민은 2년동안 계속되었고, 나는 결국 결론을 내리고 아버지에게 말씀드렸다.
"아버지, 저 카트 그만둘래요."
당연히 아버지는 노발대발 화를 내셨고, 나는 아버지의 화가 진정될때까지
근 1년 반동안 이모의 집에 어머니와 같이 피신해있어야 했다.(다행히 그녀의 집은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멀지 않은곳에 있었다.)
1년 반 후, 결국 아버지는 내 고집을 꺾지 못하시고 포기하셨다. 대신 나에게 뭘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나는 카트말고 다른 운동을 하고싶다고 대답했고, 종목은 조금더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내나이 열살때 있었던 일이다. 우리 식구들은 지금도 그 일을 기억하면서 그 쪼끄만 애가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웃는다.지금 생각해보면, 난 유달리 고집이 셌던게 확실했다.
"아버지, 저 축구할래요."
열한살즈음의 여름, 나는 아버지에게 말씀드렸다.. 축구가 재밌다고,공차는게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말없이 읽던 신문을 접으시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나는 그의 반응이 너무 당황스러워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다음날, 나는 마르세유라는 팀의 유스팀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아버지는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계속
나를 지켜보셨고, 나는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연신 생긋생긋 웃어가며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가 끝이나고, 코치님이 웃는 얼굴로 결과는 다음주 쯤에 알려준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셨지만
나는 코치님이 주신 사탕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집에오는길, 아버지가 나에게 무심하게 물었다,
"공이 좋으냐."
"그럼요. 밥도 안먹고 공만 막으라 그래도 할수있을것 같아요."
"그러냐."
나의 대답에 아버지는 전에 없던 미소를 지었다.나도, 전에 없던 편안함을 그에게서 느꼈다.
퉤, 아까 공을 막으면서 입안에 들어간 잔디를 대충 뱉어내고 다시 골문앞에 섰다. 골대에 부딫혔던 이마가 얼얼하게
아파왔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시 정면을 쳐다봤다. 프랭키가 뭐라뭐라 소리치며 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지만
난 그가 무슨말을 하는지 전혀 들을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먼곳에서 들려오는것 같이 가물거리며 들렸고, 저 멀리서 이브 클랭이 내쪽으로
슛을 날렸다. 공이 온다.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공을 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거리가 짧았다. 공은 골대 그물을 흔들었고, 탈데아의 팬들과 탈데아 선수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우리팀 선수들은 망연자실해서 자리에 주저안고 말았다.
경기는 끝났다. 더이상 돌이킬수 없었다.
락커룸으로 돌아오고 나서, 나는 장갑을 내려놓고 엉망이 된 장갑을 수건에 싸놓고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넘겼다.
진다는건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 렌즈를 오래 끼고 있었더니 눈이 아팠다. 손목도 시큰거리는게 아무래도
내 몸상태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감기인가. 으레 감기몸살이 올때면 손목관절부터 시려웠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티에리."
고생했어. 패트릭이 나에게 말을 붙여왔다. 녀석은 내가 기분이 좋지 않다 싶으면 항상 기분을 풀어주려 노력했다.
고마웠지만 지금은 영 말할 기분이 아니라 괜찮다고만 간단히 대답하고 샤워를 하러 갔다. 찬물샤워를 하면 감기에 걸릴텐데. 이상황에도 몸걱정을 하는 자신이 우스웠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수건에 물을 적셔 대충 몸을 닦아내기만 하고 그냥 나왔다.
락커룸 의자에 선수들이 모두 앉아있었고, 프랭키가 앞에 서있었다. 또 한소리 하려는거겠지. 난 내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패트릭과 니콜라의 가운데, 녀석들의 표정은 잔뜩 구겨져 있었다. 진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거기다 프랭키의 잔소리까지.하 정말 일진 좋구만. 나는 자조어린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프랭키는 우리를 한번 슥 둘러보더니
입을 열었다.
"서럽냐?"
그걸 말이라고. 나는 울컥 해서 뭐라 말하려고 했으나 영 입이 떨어지지 않아 그냥 묵묵히 앉아만 있었다.
그래요, 지금 서러워 죽겠어요.눈물이 나려는걸 애써 꾹 참고 묵묵히 프랭키를 쳐다 보았다.
"다음번에 이기자. 이기면 돼. 무슨 문제 있어? 너희들은 오늘 최선을 다했어. 억울해 할 필요 없다고."
프랭키는 한명한명 우리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나는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감사하단 말을 전했다.
졌다. 여전히 진다는건 익숙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기회를 발판삼아 좀더 멀리 도약할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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